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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 vs 플랫화이트? 아메리카노 vs 롱블랙? 뭐가 다른 걸까?(Latte vs Flat White, Americano vs Long Black)Coffee & Tea 2019. 11. 6. 16:32반응형
라떼와 플랫화이트의 차이에 대해 검색해보면 수많은 자료가 나오고, 그 다양한 자료만큼이나 수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음료의 정의란 누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권위의 영역이 아니며,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제게 "틀렸다", "당신이 잘못 알고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함부로 그 분의 의견이 틀렸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답은 없으며, 많은 자료를 참고하여 하나의 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우선 정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누가 마음대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이 부분은 그냥 참고 정도로만 봐주시면 됩니다. 바리스타허슬(baristahustle.com)에서 가져온 라떼와 플랫화이트의 정의입니다.
1. 정의
Latte (caffe latte)
A long milk drink, usually at or above a 6:1 ratio of steamed milk to espresso; often, but not exclusively, served in a glass
Flat white
Espresso with steamed milk and milk foam; it contains less foam than a cappuccino, but the volume of finished product is similar. It is usually served in a cappuccino cup with a volume of 150–200 ml.
라떼와 플랫화이트의 정의라니. 제가 쓰면서도 웃깁니다. 라떼는 에스프레소 : 스팀 밀크의 비율이 1:6 정도라고 하고, 플랫화이트는 espresso with steamed milk and milk foam이며, 그 양은 150-200ml라고 하고 있습니다.
2. 차이 1 - 음료의 양
여기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차이라고 하면 에쏘 : 우유의 비율입니다. 에쏘 : 우유의 비율이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음료라 할 수 있는가? 생각할 수 있을 텐데, 대답은 '그렇다'입니다(아메리카노와 롱블랙의 차이도 에스프레소를 먼저 붓고 아니고 그래서 크레마를 살리니 마니 하는 얘기가 아니라 음료의 양, 즉 에스프레소를 희석해먹는 비율의 문화적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차이가 얼마나 큰지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20g의 원두로 40ml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였다고 했을 때
- 라떼는 40ml 에쏘에 스팀밀크가 240ml가 들어가(1:6) 총량 300ml의 음료가 되고*
- 플랫화이트는 40ml 에쏘에 스팀밀크가 110~160ml가 들어가 총량 150~200ml의 음료가 됩니다.
(* 라떼에서 에쏘:우유의 1:6 비율이 많다고 생각되실 수도 있습니다. 이는 매장마다 선호하는 비율이 다를 수 있고, 추출하는 에스프레소의 양 또한 매장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라떼를 8oz 컵에 제공한다고 하면 에스프레소 40ml 추출에 1:6 비율의 라떼는 서빙할 수가 없겠죠?)
우유의 양이 달라지는 것만으로도 다른 음료가 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맛과 질감이 완전히 달라진 음료가 돼버립니다. 우유의 양이 비교적 적은 플랫화이트가 맛이 훨씬 strong하다고 생각하는 건 어렵지 않겠죠!
Now, you have to remember that both drinks have the same amount of espresso in them.
라떼와 플랫화이트는 같은 에스프레소 총량을 가집니다
This makes a big difference when it comes to the strength and flavour of each drink - making the Flat White a much stronger, coffee-heavy drink because of the higher proportion of coffee to milk.
같은 에스프레소 양에 우유의 양만 달라졌을 뿐인데, 이는 strength와 flavour에서의 엄청난 차이를 가져옵니다.
2. 차이 2 - 밀크 폼의 유무...?
이 부분이 논쟁의 주제입니다. 라떼와 플랫화이트의 차이를 논하며 우유의 총량이 다르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누군가는 라떼와 플랫화이트의 차이를 우유 폼이 올라가느냐, 그렇지 않느냐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오래된 논쟁이며, 그 누구도 명확하고 권위적인 답을 내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외국의 많은 자료들을 뒤져봐도 밀크폼이 (얇게) 올라간다는 자료와 밀크폼이 없어야만 플랫화이트라고 말하는 자료가 대립하고 있습니다. 플랫화이트 대법관이라도 있어서 이걸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여기에 대한 단 하나의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플랫화이트의 맨 위에는 아주 얇고 플랫(flat, 그래서 이름이 flat 아니냐?)한 스팀 밀크가 올라와야할 뿐이고, 그 외에는 더 필요한 게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The Flat White, in contrast, is topped by a very thin, ‘flat’(hence the name)layer of steamed milk, and nothing else.)
다만 많은 자료를 찾아본 결과 제 개인적인 생각은, 우유 폼의 두께를 달리할 순 있겠으나(플랫화이트가 더 얇은 우유층) 아예 폼이 없어야한다고 말한다면 그건 아닐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해봅시다. 플랫화이트를 주문받아 플랫화이트 비율대로 음료가 서빙되었는데 아차, 우유 폼이 조금 두껍게 올라갔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라떼라고 해야할까요? 우유폼의 두께를 결정적인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플랫 화이트의 velvety함, 우유의 부드러운 질감을 살리기 위해 마이크로 폼이 필요하다는 주장엔 동의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라떼엔 마이크로 폼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위는 카페라떼와 플랫화이트의 차이에 대한 호주 자료입니다. 여기에선 foam이 올라간다고 기술되어 있고요. 이렇듯 많은 자료들을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고, 이들 모두를 통일시켜 단 하나의 답을 내기란 불가능하겠지만, 누군가가 우유 폼이 올라가면 플랫화이트가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건 틀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생각해볼 문제
1) 카페에서 고객이 카페라떼를 주문하며 우유 적게, 샷 추가를 해달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건 라떼일까, 플랫화이트일까? 지나가던 누군가가 이걸 "그건 라떼가 아니라 플랫화이트예요."라고 하거나, 혹 점원이 주문받으며 "고객님, 그건 라떼가 아니라 플랫화이트입니다. 플랫화이트로 주문해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문제일까?
2) 아이스 플랫화이트를 주문하며(호주에서 아이스 플랫화이트를 안 판다고하면 할 말 없지만) 우유를 더 좀 더 달라고 하였다. 아이스이기 때문에 폼의 유무에 대한 논쟁도 불필요하다. 누군가 이걸 플랫화이트가 아니라고 하면 뭐라고 해야할까?
3) 카페에서 아이스 플랫화이트를 주문했는데 대체 아이스 카페라떼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에 대해 고객은 컴플레인을 걸 수 있을까? 그렇다면 점원은 이에 대해 뭐라고 해야할까?
4) 누군가 전통적인 플랫화이트는 우유 폼이 올라가지 않는다, 혹은 그 반대를 말한다면 당신은 뭐라고 하겠는가?
4. 결론
카페라떼와 플랫화이트의 구분은 애매합니다. 카페에서 카페라떼라고 하고 플랫화이트를 팔아도 누가 제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 '진짜 호주식 전통적인 플랫화이트는 우유 폼이 올라가지 않는다' 혹은 그 반대를 이야기 하더라도 어느 누구 하나 그 기원과 전통에 대해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각 민족(문화)마다 선호하는 맛이 다르고, 같은 음식도 국가별로 조리법과 맛이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라떼와 플랫화이트를 에스프레소를 희석해먹는 비율의 선호도에 대한 문화적 차이에서 두 음료가 나뉘었다고 생각합니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유럽(이탈리아)의 커피 문화가 세계로 퍼져나갔고, 그 에스프레소를 많이 희석해서 먹는 것을 선호하느냐, 적게 희석해서 먹는 걸 선호하느냐의 문화적 차이가 아메리카노와 롱블랙을 탄생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라떼와 플랫화이트는 우유 폼 양의 문제도 함께 말할 수 있겠지만, 결정적 차이는 에스프레소의 희석비율이라 생각합니다. 문화의 차이로 레시피와 그 이름은 분명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메리카노(에쏘+물)와 롱블랙(물+에쏘)의 차이를 물과 에스프레소를 붓는 순서의 차이(= 크레마를 살리는지 아닌지)라고 하는 의견도 있는데, 그렇다면 매장에서 아메리카노를 만들 때 머그컵에 물을 채우고 에스프레소를 부어서 나가면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롱블랙이 되는 걸까요? 혹은 롱블랙을 만들어서 서빙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크레마가 없어졌습니다. 그럼 이건 롱블랙이 아니라 아메리카노가 되는 걸까요? 에스프레소에 물을 얼마나 희석하는지 그 비율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도 다른 음료가 되어버립니다. 사실 이는 다른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음료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이고요.
사실 이제는 커피 음료를 주문하는 데에 있어 혼동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전 세계, 각국의 수많은 동네카페들이 같은 이름의 음료를 모두 같은 레시피로 제조하는 건 아니니까요. 누군가 이를 틀렸다 하더라도 맞는 말일 겁니다. 결론은 여러분이 판단하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굳이 '폼이 올라가지 않는' 플랫화이트 영상과 함께 마칩니다. 역시 어디에도 정답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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