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해외 직구 사이트 정리

대부분의 사람이 차에 입문할 때 티백으로 된 홍차 샘플러로 시작하고 갤러들도 그것을 입문용으로 권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이건 적절치 못하다. 만약 차린이가 이미 티백홍차를 마셔보았고, 그게 마음에 들어서 다른 것들도 먹어보고 싶은 거라면, 아무 문제 없다. 구하는 것을 얻으면 된다. 그러나 차린이가 '차 맛'을 알고 싶은 거라면, Camellia Sinensis라는 식물 이파리가 과연 어떤 맛을 낼 수 있고 그게 얼마나 맛있길래 세계의 차 매니아들이 그렇게 야단법석인지 알고 싶은 거라면, 티백은 쳐다도 볼 필요가 없다. 그건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

차 맛을 알기 위해서는 꼭 통잎으로 된 순수한 차(whole leaf, pure tea)를 마셔보기를 권한다. 하지만 막상 잎차를 사 먹어 보려고 하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티백홍차로 차믕질을 시작하는지 수긍이 간다. 우리나라는 차에 대한 접근성이 나쁘다. 녹차는 국산 중에서도 괜찮은 잎차를 구매할 수 있지만, 홍차, 우롱차, 백차, 보이차 등 다른 수많은 종류의 차는 수입된 것을 사야 한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할 수 있는 수입 잎차는 종류도 얼마 없고, 관세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가격도 꽤 비싼 것 같다.

대안은 해외 차 판매 사이트에서 직구하는 것이다. 직접 가서 보면 알겠지만, 티백이랑 별 차이 나지 않는 가격에 괜찮은 잎차를 구매할수 있다. 하지만 차린이가 대뜸 해외직구를 하기에는 여러 난점이 있는 것 같다. 우선 어떤 사이트에서 어떤 차들을 직구할 수 있는지를 찾기부터가 어렵다. 차음갤에 분명 정보들이 있기는 하지만 디시의 검색기능은 정말 형편없고 개념글은 하루에 열 개씩 올라가니 아카이브로서의 의미가 없다. 그래서 다른 차린이들이 차를 직구하고 경험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썼다.

아래는 배송대행 없이 차를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다. 미리 밝히는데 나는 이 사이트를 다 이용해 본 것도 아니고, 거기서 파는 차의 품질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내가 이용해본 사이트는 티비브레, 윈난소싱, 잇포도 세 곳 뿐이다). 하지만 나름 엄격한 선정 기준이 있었다. 차음갤에 검색했을 때 긍정적인 (적어도 부정적이지 않은) 구매글이 있거나 구매해본 사람이 추천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 사이트만 모았다.

더 많은 사이트를 보고 싶으면 레딧의 차 서브레딧(레딧의 차음갤에 해당) 유저들이 직접 선정한 구매처 목록이 있다. 표에서 shipping range가 빈칸인 사이트도 국제배송이 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Reddit /r/tea User Choice Vendor List]

https://www.reddit.com/r/tea/wiki/vendors/page_01


[인도차]

https://www.goldentipstea.com/

https://www.teabox.com/

https://www.vahdam.com/


[중국차]

https://www.teavivre.com/ (대만우롱도 판다)

https://yunnansourcing.com/


[대만차]

https://taiwanoolongs.com/ (운남소싱의 대만 지사?)

https://taiwanleaftea.com/


[일본차]

https://shop.ippodo-tea.co.jp/kyoto/shopf/

https://yunomi.life/


일본차는 녹차 위주인데, 녹차는 국내에서도 괜찮은 잎차를 맛볼 수 있다. 녹차에 특별히 관심이 있지 않은 한 입문으로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인도차는 내가 먹은 적이 없어서 뭐라 말할 것이 없다. 갤에 다원 다즐링 후기를 몇몇 본 적이 있으니 갤러들에게 도움을 청해보기 바란다.

내가 차린이에게 특별히 추천하는 곳은 teavivre다. 한곳에서 중국차부터 대만차까지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샘플 구매가 가능하다. 거의 모든 차에 대해서 2~3회 정도 먹을 분량의 샘플을 주문할 수 있다. 가격은 1~2달러 정도라 시음하기에 부담이 없다. 배송비도 4.9달러밖에 안 되고 그마저도 주문금액 40달러를 넘기면 무료다. 또 사이트도 굉장히 친절해서 모든 차 하나하나마다 맛과 향에 대한 설명부터 차 우리는 방법까지 다 적혀있고 유저들의 별점 평가도 활발하다. 쭉 훑어보면서 맛 설명이 구미가 당기면서 별점이 괜찮은 것들을 고르면 쉽게 쇼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차린이가 이용하기 좋은 사이트다. 여기서 진짜로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마셔볼 수 있는 샘플러를 스스로 구성하면 된다. 아래에 나열된 차 이름을 차음갤에 검색하면 여러 리뷰들을 찾아볼 수 있고, teavivre로 검색해도 여러 후기를 볼 수 있다.

 

 

teavivre 메인이다. 여기서 예를 들어 dragon well green tea (long jing)을 사고 싶다고 하자.

 

사고 싶은 차를 클릭한 뒤 오른쪽에서 Sample을 선택하면 샘플을 주문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언어의 장벽이다. 만약 갤에 누가 철관음을 올린 것을 보고 철관음을 사고 싶어졌다고 하자. 하지만 사이트는 영어로 되어 있다. 철관음을 사려면 철관음의 중국어 발음을 영어로 옮기면 tie guan yin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철관음처럼 아주 유명한 차는 뜻풀이인 iron goddess라는 이름도 자주 쓰인다. 한자를 좀 알면 이게 별로 어렵지 않게 유추가 되는데, 요즘 사람 대부분이 한자를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갤에서 자주 언급되고 유명한 차들의 영어 이름을 조금이나마 적어 둔다.

참고로 많은 중국차 이름이 산지 + 종류로 구성된다. 황산모봉(huangshan maofeng)은 황산에서 난 모봉이란 녹차다. 천목산에서 난 천목모봉(tianmu maofeng)도 있다. 이런 구조를 알면 여러 복잡한 이름들이 좀 쉽게 눈에 익을 것이다.


한국어 / 중국어 발음 / 뜻풀이

[녹차]

용정 / long jing / dragon well
벽라춘/ bi luo chun (pi lo chun)
태평후괴/ tai ping hou kui
육안과편 / liu an gua pian
황산모봉 / huangshan maofeng


[홍차]

금후 / jin hou / golden monkey
정산소종 / zheng shan xiao zhong
전홍 / dian hong
기문 / keemun (qimen)
공부 / gongfu (산지에 따라 단양공부 tanyang ~, 정화공부 zhenghe ~, 백림공부 bailin ~)


[백차]

백모단 / bai mudan / white peony
백호은침 / baihao yinzhen / white hair silver needle


[대만우롱차]

금훤 / jin xuan
아리산 / alishan
리산 / lishan
고산 / gaoshan / high mountain
동정 / dong ding (tung ting)
동방미인 / dongfang meiren / oriental beauty


<철관음> tie guan yin / iron goddess 철관음은 중국차도, 대만차도 있다.

안계 철관음 / anxi ~ (중국 안계현 오리지날 철관음)
목책 철관음 / muzha ~ (안계에서 대만으로 건너간 철관음)


[중국우롱차]

<무이암차> wuyi tea

대홍포 / da hong pao / big red robe
수금귀 / shui jin gui / gold turtle
철라한 / tie luo han / iron arhat
백계관 / bai ji guan
육계 / rou gui
수선 / shui xian


<단총> dancong 혹은 봉황단총 phoenix dancong

단총은 향에 따라 이름이 붙는다.
옥란향 / yu lan xiang / magnolia fragrance
행인향 / xing ren xiang / almond fragrance
지란향 / zhi lan xiang / orchid fragrance
밀란향 / mi lan xiang / honey orchid fragrance
압시향 / ya shi xiang / duck shit fragrance
등등.. 많은 종류가 있다. 압시향은 왜 이름이 duck shit(오리똥)향인지 하도 궁금해서 샘플을 먹어봤는데, 먹고 난 뒤에도 여전히 궁금하다. 차 자체는 맛있었다.